리뷰

치킨버거 파는 레스토랑이라고 부르기로 했어 - 르 프리크

천백십일 2023. 2. 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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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와이프가 해준 말로는 미국에서는 치킨(닭고기)가 들어간 것은 버거가 아닌 샌드위치라고 부른다고 한다. 햄버거는 소고기 패티가 들어가야 쓸 수 있는 말인가 보다. 그럼 반대로 햄이 들어간 샌드위치는 햄버거라고 불러도 되는건가? 문득 궁금하다.

성수동에 외근을 갔다가 생각이 나서 방문하게 된 르 프리크.

성수역 인근에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정확한 주소를 알지 못 했다. 이번에 가보면서 지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매장 외관은 다른 가게와 큰 차이가 없어서 자칫 못 찾을 뻔 했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커다란 간판을 보고서야 '여기구나'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 좌석은 이미 만석이라서 바 좌석으로 안내 받았다. 자리로 안내해주시면서 잠바와 짐을 넣을 수 있는 바구니를 하나씩 챙겨주셨다. 자리에 앉으니 물수건과 메뉴판을 제공 받았다.

메뉴판에는 의외로 버거 2종류와 버거보다 많은 스몰 플래이트 메뉴가 있었다. 버거는 시그니처인 네슈빌 핫 버거(매운 정도 선택 가능)와 스페셜 새우와 닭고기 완자로 만든 버거가 있었다. 스몰 플래이트는 알감자 튀김, 가지튀김, 버섯구이, 피망?구이, 방울토마토&치즈 가 있었다. 

이 중 시그니쳐버거와 감자튀김, 가지튀김, 버섯구이를 주문 했다. 

그와 함께 맥주 한잔. 이곳은 맥주를 주문하면 캔 맥주와 잔을 주신다. 알아서 따라 마실 수 있는 구조인데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내가 주문한 내슈빌 핫 버거(매운맛 2) 이다. 여기는 치킨버거가 아닌 내슈빌 핫버거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부르는지 알 수 없다. 포털에 찾아보니 맘스터치에서 내슈빌 핫버거를 팔았다는 얘기만 있다. 궁금하지만 먹는데 큰 차이가 없으므로 그만 궁금하기로 했다.

바 좌석에 앉게 되어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었는데, 우선 빵을 굽고 한쪽에선 치킨 패티를 열심히 튀긴다. 튀겨진 패티를 매운 맛을 내는 분말과 용액 등에 넣었다 뺏다한 뒤 버거에 올려준다. 빵에 패티를 올려주기 전에 얇게 썬 피클 4쪽을 올려주고 그 위에 패티, 그 위에 양배추를 올려주는 형태이다.

버거는 매콤한 치킨 패티와 양배추가 조화된 맛이다. 패티가 바삭하지만 촉촉한 맛이 있다. 다만 빵에 붙은 깨가 너무 많아서 먹다가 숨을 잘못 쉬면, 떨어져나온 깨가 목젖을 쳐서 기침이 나올 수 있다.

버거와 맥주를 마시느라 바보 같이 사진을 못 찍었는데, 이곳은 버거도 좋지만 스몰 플래이트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우선 주문했던 감자 튀김은 알감자를 한번 찐 뒤 꾹 누른 형태로 만들고 다시 한번 트러플오일에 튀겨낸다. 일반적인 감자튀김처럼 길지 않고 바삭한 느낌은 덜한데 감자의 단맛과 트러플의 향이 조화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가지튀기 역시 가볍게 익힌 가지를 한번 튀긴 뒤 그 위에 미트 토마토 소스를 올려주는데, 가지의 단맛이 잘 살아나는 맛이다. 주문한 스몰플래이트 중 버섯구이가 가장 특색이 약하긴 했는데, 그럼에도 소스와 조화되는 버섯 맛이 좋았다.

일반적으로 버거가 유명한 곳의 이미지가 있고, 그와 함께 버거의 맛에 집중하는 그런 측면이 있다. 하지만 르 프리크는 버거의 맛도 중요하지만, 그 외 음식 역시 나름의 퀄리티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르 프리크는 '버거가 있는 레스토랑' 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 바에 앉는게 약간 불편할 수 있으나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색다른 매력이 있다.
내가 알아 내가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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