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춘천과 속초는 차로 한시간, 맛은 바로 옆집- 춘천닭갈비

천백십일 2022. 11. 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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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여행을 계획하거나 이미 온 사람이라면 무엇을 보고 어떤 음식을 먹을까? 그 답은 포털에서 속초 여행만 찾아보면 다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매번 올 때마다 그런 음식을 먹으라고 하면 어느 순간 물린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예전에 어떤 이가 속초 여행을 와서 택시를 탔고, 기사님에게 '속초는 뭐가 맛있어요?'라고 물으니 '고기가 제일 맛있죠' 라는 대답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무리 바닷가에 산다고 하지만 어류를 어떻게 매일 먹을까, 더욱이 어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번 여행에서 썬라이즈호텔을 이용 했다. 원래 계획은 물회나 생선구이로 저녁 식사를 하려고 했으나, 그러기엔 어렵게 호텔 지하주차장에 주차한 차량을 사용한다는 것이 묘한 부담으로 느껴졌다.

그러다가 호텔 건너편에 있는 닭갈비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와 식사를 할 때면 으레 매운 음식을 빼고 생각을 하게 된다. 닭갈비 역시 고추장 양념이기에 메뉴 선정 과정에서 고려하지 않은 메뉴였다. 그런데 왠일인지 메뉴와 평가를 찾아보고 싶어서 찾아보게 되었다. 

메뉴를 보고 왠지 웃음이 나왔다. 어린이 간장닭갈비가 있다니. 이것은 우리를 위한 메뉴인가. 왠지 놀라움까지 느껴졌다. 어린이 닭갈비 메뉴를 보고 오랜 고민 없이 이 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바닷가답게? 갑오징어, 쭈꾸미가 들어간 닭갈비도 있다. 또 특이하게 닭똥집과 닭내장을 추가할 수도 있다. 

외관과 내부는 오래된 가게지만, 테이블에 티오더(테블릿 주문)가 있어서 이것으로 주문할 수 있었다. 사족이지만 이 방식이 편할 수도 있지만, 참 불편한 방식이다. 나도 이게 뭔가 헤매는데 어르신들은 어떻게 쓰는 것이냐고 직원을 부르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주문한 순살 닭갈비 2인분이다. 여기는 깻잎이 안 들어가는데, 가격이 비싸서는 아닌 것 같고 원래 안 들어가는 모양이다.

그러다보니 다 익어도 빨간 양념에 하얀 애들이 있는 비주얼이다. 사진으로 보니 뭔가 맛없게 나온 것 같다. 그러나 신선한 닭고기와 쫄깃한 떡, 달달하게 아삭한 양배추가 어울어져 자극적이지 않게 매운 맛의 닭갈비가 완성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기대한 대망의 어린이 간장 닭갈비. 이 메뉴는 주방에서 조리하여 따로 나온다. 불고기 떡볶이처럼 간장 베이스로 양념이 되어있다. 사실 사진처럼 닭고기보다 떡이 더 많아 보여서 살짝 실망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아이가 먹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이 식당의 특징이 셀프바에서 상추, 된장, 동치미 등을 가져가 먹어야 하는데, 여기 있는 양배추 샐러드는 예전에 케찹만 뿌려먹던 그런 맛이었다. 오랜만인지 그런 것도 맛있게 느껴졌다.

닭갈비하면 춘천이 생각난다. 때문에 춘천닭갈비 하면 춘천이 아닌 지역에서도 왕왕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에 방문한 이곳도 속초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 떨어진 동네. 이 곳에서 춘천닭갈비를 찾는 것이 왠지 어색할 수 있지만, 어차피 춘천이나 속초나 같은 강원도 아닌가. 두 맛은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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