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구마는 없고 감자는 있는 것은? - 감자바우

천백십일 2022. 11. 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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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이전, 우리나라에는 보릿고개로 불리는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가을걷이를 통해 먹을 식량이 떨어지고, 초여름 수확되는 보리를 기다리는 시기를 의미한다. 이런 배고픈 시절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구황작물이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감자와 고구마는 남미가 원산지이고 14세기 신대륙 발견 이후에나 알려지게 되었다. 한국에는 18~19세기 전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니 원조 구황작물은 아닌 셈이다. 

강원도는 산지가 많고 기온이 낮은 편이라 벼 같은 곡식을 키우기엔 좋은 환경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감자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 중 하나 이다. 이런 감자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음식 중 하나가 바로 감자옹심이다.

속초 여행을 종종 다녀오지만 감자옹심이를 먹어본 적은 없다. 주로 물회나 닭강정 등을 먹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이 먹고 싶어서져 속초 시내에 있는 감자바우에 방문 했다. 주차는 건물 옆에 2면 정도 있지만 주차하기 쉽지 않고, 인근 30미터 거리에 공영 주차장이 있다. 식사하고 나오면 주차권을 주신다.

간판을 보니 허영만의 백반기행에도 나왔던 모양이다. 또 맛있는녀석들에도 나온 음식점이다. 이 집은 감자옹심이와 함께 회무침, 회덮밥 등이 유명하다고 한다. 이번에 방문하면서 감자 옹심이와 회덮밥을 주문 했다. 

회덮밥과 회무침, 회국수는 가자미와 오징어 중에 선택해야 한다. 이번엔 가자미를 주문 했다. 회덮밥을 주문하면 감자옹심이가 작게 한그릇 같이 나온다.

감자옹심이는 항아리 그릇에 나오는데 일인분이나 이인분이나 그릇 크기에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사진에 나온 것이 일인분인데, 이인분은 감자옹심이가 더 들어가는 건가?

국물은 멸치, 디포리를 삶은 육수를 사용하시는 것 같다. 육수에 담겨진 쫄깃한 옹심이를 먹다보면 뱃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식사 후 가게 옆 계단을 보니 늙은 호박이 쌓여있다. 옹심이에 들어있던 호박을 이렇게 보관하고 계신 모양이다. 

맛있는 감자옹심이를 먹고 나니, 문득 '왜 감자 요리는 다양한데 고구마 요리는 많지 않을까?' 란 의문이 든다. 그런데 그게 뭐가 중요한다. 맛있으면 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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