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나꼼수, 비키니 그리고 보수의 삼자 엿치기

천백십일 2012. 1. 31.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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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일간 언론의 달군 이슈는 바로 나꼼수와 비키니 였다. 

'나와라 정봉주' 운동에 참여한 한 여성이 비키니를 입고 가슴에 문구를 새긴 사진이 올라온 이후, 나꼼수는 이를 가볍게 여기고 농담을 하였다. 그것은 다른 여성 참가자의 비난를 받았고, 작가 공지영이 트윗에서 사과를 요구. 바로 트윗과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고 이슈화 되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여기엔 삼자 엿치기가 포함되어 있다.

첫째, 나꼼수. 우선 나꼼수를 잘 듣고 있지만, 이들이 하는 말이 무조건 옳고, 이들이 맹신해야할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치에 무지하거나 관심은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대중에게 정치를 쉽게 설명하여, 대중의 정치 참여도를 올린 것은 큰 공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비키니 논쟁에서 그들은 분명히 잘못했다. 가장 큰 잘못은 자신의 영향력을 잊었다는 것이다. 방송의 인기도와 함께 그들의 영향력은 커졌고, 그들은 전국 공연은 물론 미국 공연으로 자신들의 영향력과 인기를 과시하였다. 그리고 지난 재보선에서 영향을 줄 정도로 크게 성장하였다. 그런 그들이 자신들의 멤버 '정봉주' 구명 운동을 하면서 그 행동이 너무 가벼웠다.

물론 그동안 그들이 해왔던 행동과 다른 것 없는 동일한 부분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영향력과 인지도를 생각했다면, 그리고 자신들이 펼치는 운동의 성격을 생각했다면 조금은 변화가 있었어야 한다.  이전의 가벼운 언변만으로 모든 것을 다루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렸다.

둘째, 비키니 비판자들. 비키니 사진이 올라오자 공지영 작가는 한 여성의 블로그 포스팅과 함께 사과를 요청하였다. 그 블로그 포스팅을 본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여성이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이 나쁘다는 거지?' 였다. '여성은 진보의 치어리더가 아니다.' 라는 이글은 자신이 해왔던 이전 시위에서 하이힐과 원피스 입고 나온 여성, 이번에 비키니 사진을 올린 여성에 대한 비판과 그것을 눈요기로 생각하는 남성을 비난하고 있다.

남성을 비난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여성을 '여성'이 아닌 '섹스 상대'로 인식하는 것이 현 사회의 지배담론처럼 퍼져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난되어야 하고 고쳐져야한다. 하지만 하이힐&원피스 여성, 비키니 여성의 왜 비난 받아야하나? 단지 자신의 여성성을 부각시켜서? 그것이야 말로 비난의 대상 아닌가? 

분명 신체, 정신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존재한다. 공통점이 있고 다른 점이 있다. 때문에 시위 현장에서 여성이 하이힐&원피스를 입고 남성이 군복을 입고 나오는 것 처럼 자신의 성 부각시킬수 있다. 왜 그것이 비난의 대상인가. 여성이 운동화&청바지를 입고 남성이 치마를 입어야만 여남평등인가. 아니 꼭 여자와 남자가 같아야 하는 것인가?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같이 공존할 수는 없는 것인가? 
시위 현장에서 하이힐을 신고 원피스를 입는 것 같은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하는 것이야 말로, 여성을 피해의 대상, 보호되야할 존재로 가두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비키니 논란 이후, 몇몇 진보 논객 및 지지자는 나꼼수를 비판이 아닌 비난의 수준으로 몰고 가는 경우가 있다. 자, 여기서 뭍고 싶다. 당신들은 대중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정치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움직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꼼수는 그것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이번 논쟁을 통해,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부분이 있다. 나꼼수를 비난함으로써, '너네는 안되. 역시 내가 옳아.' 라는 식이다. 이게 옳은가. 진정 자신들이 진보주의자라면 발전은 위한 비판이 아닌, 자기 밥 그릇 위한 비난이 생각해본 적은 없는가.

셋째, 보수. 드디어 엿 하나 물었다. 하지만 위에서 썼듯이, 나꼼수는 맹신의 대상이 아닌다. 그리고 이들이 진보의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보수에 있는 사람들은 마치 나꼼수의 발언이 진보의 발언인것 마냥 몰아가고 있다. 그리고 좌우가 없는 대중에게 '야, 저거봐. 쟤들도 우리랑 별 다를거 없어.' 이러고 있다. 그리고 진보에서 나온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적으며, '야, 쟤들끼리 싸운다.' 이렇게 해설하고 있다.

왜 이럴까. 그동안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부터 시작하여 측근 비리, 공무원 비리, 한나라당 돈봉투, 디도스 등등 너무 많은 사건을 떠 안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한번에 해소할 거리가 생겼다. 바로 양비론의 재료. 진보도 별수 없다. 다음에 저들에게 힘을 줘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이렇게 주장할거리가 주어졌다. 그리고 이것을 이용할 것이다. 바로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을 이용해서.

이제 논쟁의 중간쯤 왔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의 논쟁거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이 논쟁은 어떻게 끝날까? 나꼼수가 엿을 먹을지, 비키니 비판이 엿을 먹을지, 보수가 엿을 먹을지. 이들 삼자의 엿치기 좀더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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