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연산 대하(새우) 신화는 누가 만드는 걸까?

천백십일 2015. 10. 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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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되면 먹거리가 풍족해지고 전국에서 다양한 축제가 진행되곤 합니다. 특히 제철 먹거리 축제가 성황을 이루게 되는데요. 그 중 대하축제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하철, 축제 기간이 시작되면 쏟아지는 얘기 중 하나가 '진짜 대하 구분하는 방법' 같은 기사와 블로그 글 입니다. 얼마 전엔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대하를 판매한 판매자에게 '가짜 대하를 팔았다'는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위 사진은 언론 및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들로, 가장 큰 특징으론 '진짜' 대하는 머리 뿔이 길고 '가짜' 대하, 이른바 흰다리새우는 짧다라는 내용 입니다.

 

그런데 최근 알게된 사실은 이 같은 정보가 틀렸다고 합니다.

 

지난 9월 충남 태안에 위치한 국립수산과학원 태안양식연구센터에 견학을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희 일행을 안내했던 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가을이면 각종 언론에서 전화하여 물어보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진짜 대하 구별하는 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이랍니다. 

 

그런데 연구원에 따르면, 대하는 클 대(大) 새우 하(蝦)를 쓰는 결국 큰 새우라는 의미이며, 결국 언론에서 얘기하는 진짜 대하, 가짜 대하 모두 흰다리새우라는 겁니다.

이어진 얘기에 따르면, 그동안 서해에서 자라던 흰다리새우(대하)는 서해에 퍼진 유행병(바이러스)에 의해 생존률이 많이 낮은 상황을 겪게 되었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중남미 태평양에 서식하는 종을 가져와 양식, 방류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지난 2014년 잡힌 새우를 봤을 때도, 사람들이 얘기하는 대하는 전체 유통량의 1%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국은 그동안 자연산으로 알려진 흰다리새우(대하) 역시 양식, 수입산으로 알려진 것들과 같은 종일 수 밖에 없는 것 입니다. 가장 쉽게 포털에서 새우 방류( http://search.daum.net/search?w=news&q=%EC%83%88%EC%9A%B0%20%EB%B0%A9%EB%A5%98&spacing=0 )라는 검색어를 찾아보면, 매년 전국 각 지역에서 수백만 마리의 새우 종자를 바다로 방류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봤을 때 진짜, 가짜를 구분하는 머리 뿔, 수염 길이 같은 부분도 바다 조류를 맞으며 플라크톤 먹은 새우와 양식 수조에서 사료 먹은 차이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끊이지 않는 논쟁은 계속 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신토불이로 상징되는 국산 먹거리 맹신증과 상업적 마케팅, 그리고 말할거리를 계속 생산해야 하는 언론의 작품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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