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금융 개인정보유출, 절망적인 점은 피할 방법이 없다는 것!

천백십일 2014. 1. 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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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주요 카드사의 개인정보유출 포스팅을 (http://gomgoml.tistory.com/65) 하면서 정부차원의 개선 노력이 우선되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습니다. (그 내용이 얼마나 정확히 표현됐는지는 저도 의문이긴 합니다.)

 

 

 

 

다시 간단히 사건을 얘기하면, 지난 1월 8일 금융사들의 보안을 맡고 있는 KCB사의 직원이 KB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고객의 개인정보를 외부로 유출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8일 이전까지 금융사는 이 같은 사실을 몰랐고, 수사 결과를 통해 해당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랴부랴 1억건에 달하는 유출 내역을 분석하였고, 약 2200만명 (중복 데이터 제외)의 유출을 인정하였습니다. 이 결과는 지난 19일부터 각 금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유출을 통해 개인 신상정보는 물론 카드번호, 유효기간, 개인 주거상황, 결제번호, 결제일 등등 민감한 정보들이 유출되었습니다. 전국민인 5천만명으로 조사되는 대한민국의 국민 절반의 개인정보가 범죄에 사용 되었으며, 미성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경제 생활을 하는 거의 모든 인구의 정보가 유출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유출고객 확인 작업을 통해, 금감원장, 반기문 UN사무총장은 물론 대통령의 정보까지 유출되었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초유의 사태에 대해 KB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는 20일 대책을 발표하여, 재발급 신청과 SMS 무료 제공, 2차 피해 발생시 전액 보상을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날짜와 보상방법 등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유출 직원이 근무한 KCB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금융보호 서비스를 일년동안 무상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만, 이마져도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2월 말부터 제공한다고 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기술하였듯이, 이미 개인정보는 네이트, 옥션 등 정보유출 사례를 통해 은밀한 정보가 아닌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금융정보이기에 파장이 더 커 보입니다.

 

하지만 더 절망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유출된 금융 기관을 대체할 수 없다' 는 것 입니다. 현재 한국 금융기관의 보안 및 고객 금융 정보를 관리하는 곳은 공공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 이외 3곳의 사설 신용정보사들이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신용정보 관리를 위해 각 기관이 정보 공유를 하고 있는 상황에선 한곳의 정보가 유출되면 다른 곳의 정보 역시 안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설 신용정보사들을 보면 더 허탈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KCB사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주주사 소개가 있습니다. 이 페이지 (http://www.koreacb.com/kr/introduction/shareholders/) 의 정보를 보면, 국내 19개 대형 금융사들이 공동 출자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보면 이번에 문제된 금융기관 이외 굴지의 은행, 카드사, 보험사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화면을 보면 뭔가 떠오르지 않나요. 주주사가 고객이 되고, 고객이 일감을 지분 투자사에게 몰아주는 방식. 지난 경제민주화 논의에서 언급된 '일감몰아주기'가 떠오르는 광경입니다.

 

결국 문제된 업체에서 담당하고 있는 금융회사 역시 안전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참여 주주들을 보면 국내 금융사 전체가 들어있습니다. 이들을 제외하곤 저축은행, 대부업체만이 남아 있습니다.

 

어떤 고객이 문제가 됐던 저축은행에 돈을 맡길까요? 어떤 고객인 35% 고이율을 떠안고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릴까요?

 

이번 고객정보 유출이 터지고나서 금융사의 느릿한 행보, 흐리멍텅한 대책도 답답합니다. 하지만 그럼 금융사들을 채찍질하고 더 신중한 사업을 하도록 유도해야한 금융감독기관의 행보를 보고 있자니, 이 나라의 금융산업의 미래가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고객의 정보를 소홀히하는 금융사,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기관. 이 나라에서 편안히 살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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