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와 한이 담긴 상처의 공간, 이대로 방치되야할까?

천백십일 2012. 10. 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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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설립되어 있는 '평화 박물관'

운수업을 하던 한 개인이 사비를 털어서 만든 이 박물관은,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일본 자본에 넘어가게 될 뻔했었다. 당시 기사가 나왔을때 많은 국민적 관심을 받았고, 국가에서도 이를 주의깊게 보고 있었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관련 기사가 새로 나왔다. http://news.nate.com/view/20121009n06539?mid=n0404 결국 일본 자본과 협정서를 체결했다는 기사. 문화재청에서 매입의사를 보였으나, 강제 징용과 관련된 유적만 매입할 뿐, 관련 전시관은 매입하지 않겠다고 했단다. 

제주 평화박물관을 만드신 분은 박물관 만든 동기로 "일제 강제 징용으로 일하다 시력을 잃은 아버지의 한을 풀고 싶었다" 라고 말한다. 과연 이런 한 이 국민 한두명에게만 남아 있을까?

일본군에 의해 성폭행 당한 할머니들은 고국에 돌아와서도 '화낭년'이란 소리를 들으며 고통을 받았다. 당시 순결에 대한 정서도 한 몫했지만, 그보다 과거 자신이 입은 피해를 속시원히 말할 수 없는 정치적 강압도 있던 사회였던것이 더 큰 이유라 생각한다.

그리고 90년대 이후 시대 변화 속에서 이런 고통에 대한 증언이 나오면서, 완벽하진 않지만 과거 우리가 입었던 피해에 대해 듣고 상처를 보듬어 줄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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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렇게 믿어왔다. 하지만 이번 평화박물관에서 보듯, 과거 피해에 대한 상처를 들추고 치유하려는 노력을 거대 권력인 국가가 나서서, 말도 안 되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다시 덮으려는듯한 모양을 보고 있으니 한숨만 나올 뿐이다.

일제 군사점령기 만들어진 일제 잔재에 대한 보존 논의는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잔재를 남겨 뭐하냐는 의견에도 동의하지만, 이런 조선인의 피와 한이 서려있는 곳은 남기고 보존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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