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 야구팬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야구계

천백십일 2012. 6. 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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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던 '10구단' 창단이 결국 또 유보되었습니다.

선수협, "10구단 유보에 분노, 올스타전-WBC 불참준비" (http://sports.news.nate.com/view/20120619n16908?mid=s0101)

지금부터 창단 준비를 하고 선수 선발을 하더라도 내년 2군 적응을 하는 시기를 거치면, 실제로 1군에 올라가는 것은 2014년이나 가능합니다. 그런데 결국 상반기 마지막에 유보가 되었고 당분간 10구단 논의는 없다는 것으로 보니, 2014년에도 9구단으로 운영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10구단 창단 문제는 9구단인 NC 창단때부터 논의되어진 문제입니다. 당시에도 "9구단이 생기면 경기 일정때문이라도 10구단이 생겨야하는거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죠. 물론 그보다 큰 명분은 한국 야구의 저변 확대였구요.

이 문제는 야구 관계자 뿐만 아니라 많은 야구인이 요구하는 사항이기도 했습니다. 10구단이 탄생되면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구단은 더 좋은 환경에서 선수를 훈련시키고 더 편안한 경기장에서 야구팬이 응원하게 만들것 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야구계를 움직이는 KBO 이사회의 생각은 정 반대였습니다. 아마야구가 열악한 현실에서 10구단이 생김으로 인해 프로야구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우선은 아먀야구를 키우고 선수풀을 늘린 뒤에 10구단을 생각해보자고 합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논쟁입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신인드레프트에 지역연고 지명이 있을 당시, 각 구단들은 지역 연고 아마팀의 선수를 키우기 위해 기부금 형식으로 고교팀에 공을 들였고 많은 고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연고 지명이 사라진 뒤, 기부금은 확 줄어들었습니다. 오죽하면 '거지'소리 듣는 히어로즈가 최다 기부 구단으로 이름 올린 기록이 있을까요..

무튼 '이제 내 떡도 아닌데 왜 돈을 써' 라고 생각하던 구단들이 말하는 10구단 반대 이유가 아마야구의 열악함이라니..

야구 시설의 확충 또한 그렇습니다. 현재 10구단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롯데, 삼성의 홈 구장은 어떤가요? 특히 삼성은 프로야구 원년팀의 명성에 걸맞게(?) 홈구장 역시 프로야구 원년에 쓰던 홈구장을 쓰고 있습니다. 1948년에 지어졌다는 이 구장은 현재 무너지는걸 방지하기 위해 철제빔으로 버티고 있죠. 그리고 신규로 짓겠다는 야구장은 아직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이렇게 자기 팀에도 투자를 안 하는 팀들이 아마 야구에 투자하고 야구 인프라에 투자할까요? 글쎄요..야구팬이 보기엔 그냥 10구단은 생기는게 싫어서 만들어낸 변명 같습니다.

그리고 궁금해집니다. 과연 현재 야구단을 운영하는 곳 중 몇명의 오너가 야구를 좋아하는지를요. 삼성, 한화, 두산, 엘지 등 야구장을 찾는 기업 오너들에게 묻습니다. 당신들이 관람하는 그 좌석은 편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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