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 핑계 대는 아내가 얄밉다는 당신, 염치 좀 챙기길..

천백십일 2020. 9. 2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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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중앙일보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살다살다 이런 추석은 처음.."코로나 핑계대는 아내 얄밉다"

코로나로 인해 고향에 오지말라는 부모님 연락에 며느리인 아내의 얼굴색이 좋아졌다는 예시와 그와 비슷한 사례를 묶은 기사이다.

그런데 예시에 나온 사례부터 처참하다. 명절이며 10명이 넘는 식구가 2박3일을 같이 보내는데, 그 노동을 며느리가 짊어진다는 내용이다. 물론 어느 정도 각색되며 삭제나 더해진 것도 있을 것이다. 근데 꼭 2-3일씩 같이 명절을 보내야하는걸까?
전국 어디라도 반나절이면 오갈수 있는 교통망이 있는 시절에 왜 굳이 명절에만 가려는걸까? 사는게 너무 바쁘고 어쩌고 하는건 아무래도 핑계처럼 들린다. 다시 말하지만 마음만 있다면 주말이라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갈거면 본인도 노동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정작 본인 부모 집에 가면서 왜 스스로 손님처럼 행동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맘때면 아내가 예민해졌는데, 올해는 얼굴이 밝은 것 같네요. ”

대기업 부장 최모(50) 씨는 이번 추석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결혼 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경남의 80세 노부모가 먼저 말을 꺼냈다. 최씨는 “형이랑 남자만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코로나로 웬만하면 오지 말라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어버이날 즈음에 팔순 잔치를 하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추석으로 미뤘는데 결국 못하게 됐다. 부산 처가에도 같은 이유로 가지 않는다. 최씨는 “양가에 이미 선물과 용돈을 보냈다. 친구들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 이서면 주민들이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방지 차원에서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며느리야, 명절에는 안 와도 된다. 아들아, 선물은 택배로 부쳐라', '명절은 집에서 보내자', '영상통화 OK' 등 익살스러운 손 팻말을 들고 단지를 돌며 타지역에서 생활하는 자녀들의 추석 연휴기간에 방문 자제를 호소했다. 연합뉴스이미지 크게 보기
전북 완주군 이서면 주민들이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방지 차원에서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며느리야, 명절에는 안 와도 된다. 아들아, 선물은 택배로 부쳐라', '명절은 집에서 보내자', '영상통화 OK' 등 익살스러운 손 팻말을 들고 단지를 돌며 타지역에서 생활하는 자녀들의 추석 연휴기간에 방문 자제를 호소했다. 연합뉴스

최씨는 “대개 명절 때 2박 3일은 본가에서 보낸다. 3형제 식구가 10명이 넘는데, 아내를 비롯한 동서 셋이서 명절 음식 준비하고 세 끼 챙기고 설거지하는 게 장난 아니다. 뒤돌아서면 집안일이 쌓여 있는데 남자들은 손끝도 까딱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지 말라” 부모에…어쩌다 자유
올 추석 며느리들이 지긋지긋한 명절 증후군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상 초유의 언택트(비대면) 한가위가 뜻하지 않게 며느리들의 행복지수를 올리게 됐다. 노부모들이 ‘거리두기가 곧 효’라는 정부 방침에 호응하면서 귀성이 대폭 줄었다. 코로나가 며느리들의 반란 지원군이 됐다. 자식들이 먼저 말을 꺼낼 수는 없는 일. 대부분 노부모가 먼저 “오지 말라”고 나섰다. 지자체가 “불효자는 옵니다”라고 주도했고, 노인들끼리 모여서 “그리하자”고 호응했다.

결혼 9년 차 김모(35) 씨는 “86세의 큰아버님이 일일이 전화해서 오지 말라고 하셨다. 어머님께서는 애들 옷을 사 보내시더니 이번 명절은 이렇게 끝내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임신했을 때를 빼면 시부모님을 뵙지 않는 명절이 처음이라고 한다. 임신 4개월 차인 이모(31) 씨도 “임신 초기라 안 내려갈 생각이었지만, 먼저 오지 말라고 해서 다행”이라며 “지난 추석 때 전북 고창까지 내려가는 데 10시간 걸렸다. 교통·감염·선물 걱정 등에서 다 벗어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결혼 4년 차 이모(32) 씨는 “큰집에 가면 시어머니도 며느리 입장이 돼 눈치가 보여서인지 제게 집안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큰집에 가지 않아 부담이 덜하다”고 말한다.

경북 칠곡군의 이병구(68)씨가 인천의 작은딸 보배(37)씨 가족과 화상 통화하고 있다. 석담 이윤우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씨는 코로나19를 우려해 ’이번 추석에는 오지 마라“고 당부했다. 외손녀 김태은(5)양은 ’나쁜 악당인 코로나가 물러나면 다시 만나요“라고 화답했다. 사진 칠곡군이미지 크게 보기
경북 칠곡군의 이병구(68)씨가 인천의 작은딸 보배(37)씨 가족과 화상 통화하고 있다. 석담 이윤우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씨는 코로나19를 우려해 ’이번 추석에는 오지 마라“고 당부했다. 외손녀 김태은(5)양은 ’나쁜 악당인 코로나가 물러나면 다시 만나요“라고 화답했다. 사진 칠곡군
모처럼 명절 노동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려는 며느리도 있다. 경기도에 사는 강모(42) 씨는 추석에 가족 여행을 가려고 강원도 속초 리조트를 예약했다. 양가에서 오지 말라고 해서다. 고향에 못 가는 건 아쉽지만, 명절에 집안일 안 하고 편히 쉬어보는 게 얼마만의 일인지 모른다. 강씨는 “시어머니께서 이번엔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해서 따르기로 했다”며 “결혼 12년 만에 처음이다. 여름 휴가 때도 코로나로 ‘집콕’(집안에 콕 박혀 생활)한 터라 이번엔 마스크를 잘 쓰고 바다 보러 간다”고 말했다. 강씨는 “부모님께 미리 용돈을 챙겨 보냈다. 코로나가 좀 나아지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씨 가족만이 아니다. 고향 대신 관광지를 찾는 ‘추캉스(추석+바캉스)’족이 상당할 전망이다. 제주도와 제주관광협회는 추석 연휴 5일간 19만8000명의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관광업계 관계자는 “연휴 동안 하루 4만~5만 명 정도 들를 전망인데 코로나19 확산 전 주말 연휴 관광객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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