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BO는 히어로즈를 회원사로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천백십일 2018. 11. 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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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6일. 미세먼지가 차츰 가을 하늘을 가리기 시작하는 하루쯤으로 여겨질 수 있던 날입니다. 히어로즈팬들이라면 10월의 가을야구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앞으로 구단은 어떻게 될 것인지, 내년도 선수단은 어떤 형태일지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시기쯤 이었을 것 입니다. 또는 다른 야구팬들과 같이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곱씹는 시간이었을 것 입니다.

야구가 없는 날. 히어로즈 구단의 새로운 메인 스폰서 계약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키움증권과 5년 계약. 금액은 총액 500억+ 알파가 될 것이라는 소식 입니다. 이미 이 같은 예상은 5일 전 추측성 기사로 접했던 내용이기 때문에 다들 반가워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올 시즌 초, 구단 내외부적으로 잡음이 많았던 시기 였음에도 이를 이겨내고 가을 야구에 올라가 선전을 한 선수단과 구단 입니다. 그들에게 5년이란 계약과 매년 100억원 수준의 금액은 내년과 향후 몇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올해 성적을 발판으로 내년엔 더 높을 곳에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식이 반갑지 않은 유일무이(?)한 존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KBO 입니다.

메인 스폰서 계약 소식이 들어오고 한두시간도 지나지 않아 '당혹스럽다' 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체 무엇이 그들을 당혹스럽게 했을까요?

그들이 밝힌 이유로는 한국시리즈 인 점, 구단주(대주주)가 비리로 인해 KBO 징계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두가지 이유 모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KBO 주장의 초점은 한국시리즈에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을야구, 한국시리즈 흥행을 위해 그 외 사안은 얘기하지 않는 것만이 KBO의 업무일까요? 더불어 한국시리즈 흥행을 위해 KBO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가을 야구를 앞둔 시점이랄까요, 아시안게임 이후 시즌 말미에 터진 야구계 악재들에 KBO는 어떻게 대응을 했는지 그 대응이 정상적인 것인지 의문 입니다.

오히려 히어로즈 구단의 스폰서 발표에 대한 이번 KBO의 반응은 회원사인 히어로즈 구단를 존중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알고 있듯이 히어로즈 구단은 모기업 없이 구단을 운영하는 유일한 조직이며, KBO에서 추구하는 야구의 산업화에 있어서 연구 모델이 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히어로즈 구단이 양질의 스폰서를 유치하고 건전하게 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KBO는 키움증권이라는 스폰서를 유치하고 장기간 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구단 운영을 할 발판을 마련한 것을 일단 축하 하는 것이 선행됐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들이 얘기하는 한국시리즈의 흥행 여부는 시리즈가 끝난 뒤 해도 무방했을 것 입니다. 모든 야구팬들이 축하해줬고, 그렇게 지나가는 이슈가 됐으면 될 일 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KBO가 이슈를 키웠고 한국시리즈 경기가 있는 날에도 히어로즈과 스폰서 얘기가 오르내게 되었습니다.

과연 타 팀이 다른 이슈를 한국시리즈 기간에 만들었다면? 이란 가정도 필요 없이, KBO가 히어로즈 구단을 동등한 회원사로 여기고 있다면 이번과 같은 반응을 보였을까요? 그들이 히어로즈 구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바라고 있기는 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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