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 젊음의 시간을 폄하당하고 싶지 않다

천백십일 2018. 11. 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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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군대, 병역 관련된 사안은 여러 논란과 가치 충돌의 부분이다. 전쟁을 진행 중인 나라이기에 당연시되지만, 그만큼 많은 문제와 논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남여 갈등, 세대 갈등의 주제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남남 갈등의 요소로 포함하고 있다.

남여 갈등이 부각될 때, 얘기되는 것은 여성의 '임신'과 남성의 '군 병역'을 가치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 한 예능에서 활용된 '군무새'라는 신종 단어는 남성이 군 병역을 앞세워 우월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을 비판 혹은 조롱 할 때 사용된다.

최근 논란이 된 축구선수 장현수의 병역혜택 논란이나 대체복무제도와 양심적 병역거부 논란은 세대갈등, 남남갈등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군대를 다녀 온 남성들은 병역 혜택이나 병역을 거부하는 각종 꼼수들에 분노한다. 하지만 반대로 그들 역시 가능하다면 병역을 피하고 싶었거나 피하라는 조언을 한다.

이런 주장의 상충에 대해 여성들은 이해 못 하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혹은 남여 할 것 없이 '너네가 부러워서 그렇잖아' 라고 얘기 하기도 한다.

사실대로 얘기한다면 노력으로 병역 혜택을 보거나 어떤 수단으로 군대를 가지 않는 것이 부럽다. 그 방식이 불법적인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할 수 없는 방식을 통해 병역이라는 것을 회피한 그들이 부럽고, 피할 수 없는 병역의 의무 였기 때문에 그들에 분노하고 남들이 폄하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

20대 초중반, 병역을 가지 않았다면 그 2년이란 시간동안 자기 발전을 열심히 할 수 있을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자기개발은 커녕 술 먹고 피씨방에 처박혀 게임에 빠졌을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병역에 바친 2년이란 시간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그 시간동안 내가 시간은 군대에 강제 당했고, 내가 체득할 수 있는 지식은 군 관련 지식으로 한정되었으며, 내가 볼 수 있는 것과 경험할 수 있는 것, 먹고 자고 싸는 모든 것이 군대라는 것으로 규정지어졌다. 나의 2년이란 시간의 가능성이 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시간을 피하고 싶고, 되돌릴수 없는 지금에선 나의 2년이란 시간을 폄하당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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