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직접 겪어본 프로야구 SAFE 캠페인

천백십일 2015. 4. 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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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1일 목동야구장으로 시즌 첫 직관을 갔습니다. (해당 경기일 넥센 히어로즈의 수준 이하의 경기력과 KT의 창단 첫승은 잠시 뒤로 하고) 올해부터 KBO에서 시행하는 'SAFE캠페인'을 직접 겪어 볼 수 있는 기회 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경기 내용이 별로라서 이게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네요.

경기장 곳곳에 붙어 있는 안내문

경기장에 입장하기 전, 지난해 같았으면 맥주 한캔과 치킨 한마리를 사서 갔을 텐데, 주류 반입이 금지됐다는 생각이 들어 치킨 한마리를 샀습니다. 치킨을 사니 콜라 한캔을 서비스로 줬습니다.

 

그리고 경기장에 입장하려고 하니 보안 직원들이 'SAFE 캠페인'에 따라 가방 및 소지품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 소지품 검사를 하는 부분부터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들이 무슨 권한으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죠.

 

제 소지품을 잠시 보던 중 치킨에 딸려온 콜라를 발견하고 '반입이 안된다' 며 일회용 컵을 주고 입장 전에 마시라고 합니다. 주변을 보니 친구, 가족끼리 온 관람객들이 반입이 안 되는 맥주, 콜라 등을 그 잔에 따라 마시는 모습도 있고 맡기고 나중에 찾겠다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저는 콜라를 맡겨두고 나중에 찾겠다고 했습니다.

 

입장한 뒤 자리에 앉아서 보니 사람들이 봉지에 맥주로 보이는 페트병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보입니다. 매점과 음식 매대에서 해당 사이즈 만큼 페트병에 담아 팔고 있던 것 입니다. 안전을 위해 반입을 금지한다던 맥주를 매점에선 판매를 하고 있던 것 이죠.

 

더 황당한 것은 그 다음 입니다. 저녁이 될 수도 쌀쌀해지는 날씨에 따듯한 음료를 찾아 매점에 갔습니다. 따뜻한 음료 없냐는 제 물음에 주인 아주머니는 온장고에서 캔커피를 꺼내 '따뜻한지 만져보고 가져가라' 며 내주셨습니다. 그리고 계산을 하려는데, 종이컵을 꺼내 캔커피를 개봉해서 종이컵에 넣어서 가야 한다며 그래도 사겠다고 물어보더군요.

 

사실 목이 마른게 아니라 캔커피를 마시지는 않고 용기를 온기만 느낀 뒤, 집에 가져오려던 것이라서 당황했습니다. 주인도 그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는듯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날 경기장에서 겪을 일은 다시 생각해봐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었습니다.

 

경기장에 위험 물건을 던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캔, 병, 페트에 담긴 음료를 제한하고 맥주를 금지하면서, 경기장 매점에서 판매를 한다? 캔은 위험하고 페트병은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인 것인지, 그리고 안전을 위해 거기서 파생되는 일회용품의 무분별한 사용은 괜찮은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는 앞선 포스팅에 쓴 것 처럼 안전을 이유로 경기장 내부 상점을 옹호하는 불공정경제 행위라 생각되며, 나아가 관람객의 물품 검사는 인권 침해의 여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 두가지 이유로 해당 사안을 국민 신문공를 통해 질의할 예정입니다. 답변이 어떻게 올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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