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환경보호는 소비자만 하나?

천백십일 2020. 6. 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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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혼자 사는 직장인 강모씨(31)는 코로나19(COVID-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재활용'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집에서 밥이나 술을 먹는 횟수가 늘다보니 쓰레기도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한 가지 소재로 된 쓰레기는 재활용이 쉬운데 2가지 이상 소재가 섞인 쓰레기는 어떻게 분리수거해야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고 말했다.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증가로 생활쓰레기가 급증하면서 재활용품 분리수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식음료업계에서도 분리수거가 쉬운 방향으로 제품 포장 형식을 바꾸는 추세지만 여전히 분리수거 방법에 의문이 드는 제품들도 있다.

◇캔은 밟아서, '기네스 캔'은 갈라서=음료나 주류를 담는 알루미늄 캔이 수거돼 다시 캔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30% 미만이다. 수거율이 80%인데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단순히 속을 비운 뒤 '캔' 수거함에 넣는다고 재활용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캔은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캔을 찌그러뜨려서 빈 공간을 최대한 줄여 분리배출하면 재활용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오비맥주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알루미늄 캔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올바른 방법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알리는 '캔크러시 챌린지'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대부분 캔 제품과 달리 캔을 갈라야 하는 맥주가 있다. 바로 기네스 캔 제품이다. 기네스 캔 속에는 '위젯'(widget)이라는 플라스틱 공이 들어있다. 캔을 땄을 때 압력 차로 인해 위젯에 들어있는 질소가 나와 맥주와 섞여 부드러운 거품을 일으킨다. 기네스 특유의 부드러운 거품의 비결이기도 하지만 재활용을 할 때는 한층 까다로운 요소가 된다. 디아지오 코리아 관계자는 "기네스 캔 안 위젯은 캔과 따로 분리해서 플라스틱으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유팩은 '종이류' 아닌 '종이팩'=우유팩이 종이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우유팩 등 액체를 담는 종이 용기는 액체류에 젖지 않도록 내부가 플라스틱(폴리에틸렌)성분으로 코팅돼있어 종이류와 다르다.

우유팩의 재활용률을 높이려면 종이류가 아닌 '종이팩류'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 종이팩류를 따로 수거하지 않는 주거단지가 훨씬 많지만, 종이팩을 모아서 생협이나 주민센터 등에서 교환하는 방법으로 분리수거가 가능하다.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종이팩을 가져가면 화장지로 교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플라스틱 뚜껑이 달린 우유팩의 경우에는 뚜껑만 플라스틱류에 버리고 입구부분과 우유팩은 모두 종이팩류로 분류된다. 우유제조업체들은 우유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뚜껑과 뚜껑 입구 부분의 플라스틱 소재를 다르게 구성해 생산한다. 뚜껑 부분은 플라스틱류로 분류되는 딱딱한 재질인 HDPE로, 입구 부분은 종이팩류로 분류되는 연한 재질인 LDPE로 만드는 방식이다.
◇비닐은 씻어서, '설레임'은 찢어서=HMR(가정간편식) 수요 증가로 음식이 담겼던 비닐을 버리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럴 때 비닐 안에 묻은 잔여물을 세척한 뒤 버려야 한다.

분리수거 선별 업체 관계자는 "비닐이 재활용품으로 분류된 이후 비닐의 분리배출량은 급증했으나 방법이 잘못 되어서 많은 양이 일반 쓰레기로 버려진다"며 "비닐 안에 음식 찌꺼기가 묻어있으면 재활용이 힘들기 때문에 내용물을 비운 뒤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 아이스크림인 '설레임' 등 파우치형 식품은 재활용이 까다로운 제품류다. 뚜껑과 입구 부분은 플라스틱, 파우치 부분은 비닐류로 분류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비닐을 찢어서 입구 부분을 떼어내는 방법밖에는 없다.

환경 보전을 위한 분리수거 방식이 점점 세분화 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비닐, 플라스틱, 철 이렇게 분리하면 되는 것을, 이제는 알륨미늄인지 철인지 플라스틱도 PP 인지 다른 것인지 알고 분리해야 합니다.

물론 환경보전을 위해 이런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노력은 소비자만 하는 것인가 의문 입니다. 대형 가전 같은 폐기물은 제조사에서 수거 의무가 부여되어, 새로운 제품을 사면 이전 제품을 회수해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외 다양한 제품은 그 책임을 소비자가 온전히 지고 있습니다.

위 기사에 나온 예시의 경우, 기네스 맥주 캔에는 플라스틱 공이 들어있으나 잘라서 분리배출 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진만 봐도 캔의 날카로움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소비자가 분리수거를 위해 잘랐다가 다칠 위험이 높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가 해야하기 이전에 기업에서 분리배출이 쉬고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왜 안 하는것일까요? 소비자가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야한게 벌써 20~30년은 된 것 같습니다. 그 사이 기업과 기업이 만드는 제품은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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