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제 1회 막걸리 만들기 - 3

천백십일 2022. 5. 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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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가 되는동안 초미의 관심사는 상하거나 곰팡이가 피는 문제였다. 막걸리가 잘 발효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데, 그보다 상하는 것을 걱정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뭐가 중요한지 모르는 초보 티가 확 났다.

다행히 상하지 않고 냄새도 제법 막걸리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냄새는 엄밀하게는 막걸리보단 정종과 같은 냄새였다. 발효를 시키는 동안 가양주 만드는 카페를 가입했는데 아직도 글을 볼 수 없다. 카페에 10회 이상 방문해야만 글을 보거나 쓸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 막걸리 만드는데 도움 받으려고 했는데 도움을 하나도 받지 못 했다.

무튼 약 7일의 발효를 끝내고 걸러내는 작업을 했다. 2022년 5월 29일의 일이다. 

삼베보에 담다둔 막걸리를 쏟고 짜내기 시작했다. 짜내면서 생수를 조금씩 부어주었다. 그렇게 하니 그냥 짜내서 나온 용액에 비해 알콜 맛이 줄어들었다. 이 부분은 블로그나 유튜브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고 안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결론은 내 맘대로 하면 되는 모양이다.

물을 붓기 전 짜낸 막걸리의 모습이다. 진한 우유 혹은 연유 정도 되는 걸죽한 모습이다. 이 때 살짝 맛을 보니, 제 1회 막걸리 만들기 - 1 (tistory.com) 에서 얘기한 대학교 시절 막걸리 집에서 먹던 막걸리 맛이 났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 그 막거리는 병이 아닌 들통으로 가져오던 막걸리 였는데, 그래도 그 막걸리는 전문적인 제조장소에서 만드는게 아니었을까? 내가 그 정도 맛을 냈다니, 성공이다! 

라고 하고 싶으나 지나가던 사람을 붙잡고 물어봐도 실패한 맛이다. 일단 너무 알콜 맛이 강하고 단맛이 하나도 없다. 또 막걸리를 걸러내고 난 찌꺼지를 보면 쌀알이 살아있다. 그렇다면 저 막걸리는 뭘로 만들어진 걸까? 

그래도 병에 잘 담아두니 그럴싸해보인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실패의 맛이라는 것을.. 쌀 1kg을 이용해서 막걸리 약 3L 정도를 얻었다. 지금은 저기에 꿀이나 오미자 효소액을 넣어서 먹어봐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실패 했지만 다음에는 양을 좀더 줄여서 쌀 500g 정도로 다시 만들어 볼 생각이다. 왜냐면 아직도 누룩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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