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제 1회 막걸리 만들기 - 1

천백십일 2022. 5. 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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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년생. 단어만 보면 빨리 태어난 사람을 의미하나 싶지만, 1월 혹은 2월에 (간혹 3월 초도 포함던데) 태어나서 7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사람을 의미한다. 한국 사람만 알 수 있는 단어 아닐까 싶다.

 뜬금 없이 이 얘길 한 것은 막걸리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빠른년생이라서 대학도 일년 일찍 입학을 하게 되었다. 그 말은 미성년이기 때문에 술집에서 술 마시는 것이 불법이라는 의미 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학생인데 술자리가 없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기에, 나도 갈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일이었다. 그렇게 찾아낸 곳 중 하나가 학교 앞 막걸리집이었다.

주차장 한켠에 대나무로 벽을 친 것 같은 공간에 슬레이트 지붕 같은 것이 있는 그런 가게 였다. 주방과 화장실 등 모든 것이 열악했던 그 가게에선 위와 같은 모습으로 막걸리를 주었다. 근데 그 집에서 술만 먹으면 동기며 선배 할 것 없이 취해서 인사불성이 되고 다음 날 숙취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입에 잘 맞는다면 잘 가던 것이 생각 난다.

그렇게 막걸리는 접한 것이 벌써 20년이 지났다. 그러다 문득 막걸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즉흥적으로 떠오른 생각이지만, 어느새 손에 누룩 한 봉다리가 들려 있었다.

블로그나 유튜브 등을 보면 보통 쌀 2kg 을 기준으로 만드는 법이 나와있다. 그것보다 늘리거나 줄이려면 비율을 맞춰서 진행하라고 되어 있다. 나는 쌀 1kg을 사용했다. 누룩은 200g, 이스트 2g, 설탕 한스푼, 물 1.5L를 사용 했다. 

우선 고두밥은 만들기 위해 쌀을 씻고 4~5시간 불렸다. 쌀을 씻을 때 맑은 물이 나올때까지 씻으라고 보통 되어있는데, 씻어보니 도져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쌀을 씻고 씻고 또 씻고 하다보니, 물 부족국가라는 우리 나라에서는 사치 일 정도로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또 밥을 하려고 보니 쌀 1kg이 생각보다 너무 많았고 집에 있는 밥솥에선 할 수 없기에 웍에 찜기를 올리고 쌀을 약 40분 정도 쪘다. 그 사이 물 1L에 누룩, 이스트, 설탕을 넣고 잘 저어주었다. 

약 40분 정도 쪄낸 고두밥을 잘 펴서 식혔다. 그런데 내 고두밥은 실패한 고두밥이다. 찜기로 찐다고 쪘는데 쌀이 다 익지 않았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그게 문제가 되었다. 다시 말하지만 내가 한 것은 실패했다.

식힌 고두밥을 아까 만들어둔 누룩 불린 물에 넣고 잘 섞어주였다. 이 때 나머지 물 0.5L를 더 넣었다.

잘 섞어주고 난 뒤 모습이다. 마치 쌀뜬물과 같은 형상이 되었다. 아.. 막걸리를 담글 때 보통 담금주를 할 때 쓰는 큰 통이나 항아리 등을 사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그런 것들을 사야하나 고민을 했으나, 그런 것까지 준비하다보면 배보다 배꼽이 될 것 같아서 (이미 배꼽이 더 크다) 집에 남는 김치통을 활용 했다. 

잘 섞은 김치통을 20~25도 정도 기온을 맞춰 줄 수 있는 안방에서 발효를 시작 했다. 발효 시작일은 2022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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