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낡은 가게에서 낡은 가격으로 한끼, 방산분식

천백십일 2022. 5. 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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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식상한 말이지만, 요즘에 밥 한끼 먹으려고 하면 만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직장인으로써 점심식사가 비싸진다는 것이 반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물가를 못 올리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방산시장으로 나갈 일이 있어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시장 내 낡은 식당을 알게 되었다. 지도앱에서 분식으로 되어 있길래 그냥 지나치려다가 우연히 눌러 알게된 방산분식.

이름은 분식이지만 판매하는 것은 짜장면, 짬뽕, 우동 등 중식요리이다. 건물 계단과 공유하는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낡은 식당이 보였다. 낡은 식당에 낙후된 환경, 위생적이진 않은 분위기였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 식당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간짜장을 주로 주문 하는 것 같다. 짜장면이 3000원인데 간짜장이 3300원으로 300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조금 걸어서 방산시장에 가서, 평소 시키지 않는 곱배기로 주문 했다. 아마도 곱배기를 주문해도 200원 밖에 비싸지지 않기 때문에 조금 허새처럼 주문한 것 같기도 하다.

약 5분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온 간짜장 곱배기. 다른 글을 보고 갔지만 곱배기 양이 저렇게 많을 줄 몰랐다. 냉면 그릇 한가득 담기 면과 간까장 소스. 그것들을 비비기 시작하니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 한입 먹을 때 조금 심심한 느낌이 있었으나 점점 먹을 수록 소스가 면에 스며들며 맛있어진다. 야채와 양파가 많고 고기는 찾기 어려운 짜장소스이지만 큰 불만은 없다. 요즘 일반 짜장면을 주문해서 먹으면, 마치 유니짜장을 의도해서 만든 것 마냥 야채와 고기를 잘게 다녀서 형태를 알 수 없도록 만든 것들이 많다. 그에 비하면 저 정도면 양호한 수준으로 보인다. 

'다 먹을 수 있을까?' 생각을 했지만 한입 두입 먹다보니 어느새 많다고 생각한 간짜장을 다 먹었다. 

사실 처음 들어와 주문을 하고 나서 '그냥 나갈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먹고 나니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또 올지는 모르겠으나, 오게 된다면 그땐 고기덮밥이나 계란덮밥을 먹어봐야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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